지난 번 글에서 죽은 뒤 영혼이 심판을 통해 천국과 지옥으로 갈라져 영원히 살아가게 된다는 심판론이 왜 그럴 듯 하지 않은지를 주절주절 늘어놔 봤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그럴 듯 하지 않다는 점이다. 불가능하다가 아니다. 사후 세계에 대한 이론은 과학으로 검증할 수 없다. - 물론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후 세계에 대한 이론은 검증 가능하며 그 결과 탈락할 것이다.
따라서 현실 세계와 단절된 사후 세계에 대한 이론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으며 검증할 길이 없는 다중 우주론과 같은 수준의 신뢰도를 가진다. 저명한 물리학자들이 다중 우주에 대한 고민에 몰두하는 걸 보면 평범한 우리가 사후 세계에 대한 이론으로 왈가 왈부 하는 건 그다지 비난 받을 일은 아닐 것 같다.
예를 들어, 엄격하고 냉정한 성격의 절대신이 존재하여 아기니 뭐니 그런거 필요 없이 자신을 진심으로 믿었던 사람들만 구원해 주는 그런 사후 세계를 생각해 보자. 그런 세계가 불가능할 이유는 없다. 다만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다.
나와 친한 사람들이 우르르 천국으로 몰려 간다고 해도 억울하게 영원히 지옥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 그게 신이라면 장애우를 성폭행한 교장 선생보다 더 잔인한 거 아닌가? 만일 내가 진심으로 천국과 지옥을 믿는다면 주변의 누군가가 단순히 무지로 인해 영원히 지옥의 불구덩이로 떨어질 운명에 처했을 때 난 목숨을 바쳐서라도 그 사람을 천국으로 이끌 것이다. 어차피 난 그러다 죽어도 천국가는 거 아닌가? 영원한 행복에 비하면 찰나의 삶이 무슨 가치가 있다고 아까와 할까. 그러니 그런 기준에 따른다면 몇몇 순교자 빼고는 진심으로 신을 믿지 않는 것이며 죄다 지옥에 떨어져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그러한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한, 마음에도 들지 않는 사후 세계에 대한 이론을 믿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천국과 지옥처럼 극단적으로 양분된 사후 세계는 어떤 기준으로 그 둘을 가르던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기는 힘들 것 같다. 모든 사람이 천국에 간다면? 현실을 사는게 의미가 있을까? 사후 세계보다 극단적으로 짧고 행복하지도 않은 현실 세계 따위는 누구나 빨리 떠나버리고 싶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지옥에 간다면? 차라리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게 얼마 남지 않은 현실을 즐기는 걸 테니 패스.
사후 세계는 영원하다는 관점과 찰나일 정도로 짧은 현실 세계의 중요성을 둘 다 놓치기 싫다면 한 가지 모델이 더 있다. 사람은 현실 세계에서 자신의 사후 세계를 가꾼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상당히 괜찮은 부분이 많다. 우선 사후 세계가 극단적으로 양분되지 않으면서도 현실에서의 공과를 반영할 수 있다. 선한 행동을 많이한 사람은 보다 아름다운 사후 세계를 갖게되고 악한 행동을 많이한 사람은 보다 어두운 사후 세계를 갖게 된다. 또한 자신이 살면서 한 작은 행동 하나 하나가 자신의 사후 세계를 꾸민다는 관점은 매력적이다.
이 사후 세계는 다중 우주처럼 각각의 영혼 마다 서로 다른 세계를 갖게 된다. 따라서 어떤 이의 사후 세계에 타인이 등장할 수는 있지만 그 타인은 그 사람이 만들어 낸 이미지가 된다. 물론 이러한 사후 세계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 연결되어 일시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가정해도 문제는 없다. 현실에만 영향을 안 주면 되니까.
심판론을 괴롭혔던 아기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그냥 아기의 사후 세계는 매우 평온한 세계라고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멋진 해결책도 있다. 바로 환생이다. 자신의 사후 세계에서 지내다가 가끔 현실 세계에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난다고 해도, 기억만 잃는다고 하면 문제는 되지 않는다. 물론 죽어서 다시 사후 세계에 가게 되면 잃었던 기억은 되찾는다. 아기가 죽는다면 단지 자신의 사후 세계가 별로 덧칠되지 않은 것일 뿐 별다른 문제는 없다.
게다가 환생은 영원한 심판이라는 무게를 줄여 준다. 사후 세계에서의 기간이 매우 길더라도 환생을 통해 수정할 기회가 있다면 그렇게 까지 잔인하게 여겨지지는 않는다.
물론 이러한 사후 세계가 제목으로 내건 과학자의 사후 세계와 어울리지는 않는다. 나 역시 그러한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기는 힘들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렇게 멋진 사후 세계를 두고 굳이 끔찍한 심판론의 사후 세계를 믿을 이유가 있는지를 되묻고 싶어서다.
다음 번 글에서는 이러한 아름다운 사후 세계도 믿기 힘들어 질 때, 마음에 약간이나마 위안을 줄 수 있는 좀 더 과학자 다운 사후 세계의 모델을 소개해 볼까 한다.
따라서 현실 세계와 단절된 사후 세계에 대한 이론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으며 검증할 길이 없는 다중 우주론과 같은 수준의 신뢰도를 가진다. 저명한 물리학자들이 다중 우주에 대한 고민에 몰두하는 걸 보면 평범한 우리가 사후 세계에 대한 이론으로 왈가 왈부 하는 건 그다지 비난 받을 일은 아닐 것 같다.
예를 들어, 엄격하고 냉정한 성격의 절대신이 존재하여 아기니 뭐니 그런거 필요 없이 자신을 진심으로 믿었던 사람들만 구원해 주는 그런 사후 세계를 생각해 보자. 그런 세계가 불가능할 이유는 없다. 다만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다.
나와 친한 사람들이 우르르 천국으로 몰려 간다고 해도 억울하게 영원히 지옥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 그게 신이라면 장애우를 성폭행한 교장 선생보다 더 잔인한 거 아닌가? 만일 내가 진심으로 천국과 지옥을 믿는다면 주변의 누군가가 단순히 무지로 인해 영원히 지옥의 불구덩이로 떨어질 운명에 처했을 때 난 목숨을 바쳐서라도 그 사람을 천국으로 이끌 것이다. 어차피 난 그러다 죽어도 천국가는 거 아닌가? 영원한 행복에 비하면 찰나의 삶이 무슨 가치가 있다고 아까와 할까. 그러니 그런 기준에 따른다면 몇몇 순교자 빼고는 진심으로 신을 믿지 않는 것이며 죄다 지옥에 떨어져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그러한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한, 마음에도 들지 않는 사후 세계에 대한 이론을 믿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천국과 지옥처럼 극단적으로 양분된 사후 세계는 어떤 기준으로 그 둘을 가르던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기는 힘들 것 같다. 모든 사람이 천국에 간다면? 현실을 사는게 의미가 있을까? 사후 세계보다 극단적으로 짧고 행복하지도 않은 현실 세계 따위는 누구나 빨리 떠나버리고 싶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지옥에 간다면? 차라리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게 얼마 남지 않은 현실을 즐기는 걸 테니 패스.
사후 세계는 영원하다는 관점과 찰나일 정도로 짧은 현실 세계의 중요성을 둘 다 놓치기 싫다면 한 가지 모델이 더 있다. 사람은 현실 세계에서 자신의 사후 세계를 가꾼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상당히 괜찮은 부분이 많다. 우선 사후 세계가 극단적으로 양분되지 않으면서도 현실에서의 공과를 반영할 수 있다. 선한 행동을 많이한 사람은 보다 아름다운 사후 세계를 갖게되고 악한 행동을 많이한 사람은 보다 어두운 사후 세계를 갖게 된다. 또한 자신이 살면서 한 작은 행동 하나 하나가 자신의 사후 세계를 꾸민다는 관점은 매력적이다.
이 사후 세계는 다중 우주처럼 각각의 영혼 마다 서로 다른 세계를 갖게 된다. 따라서 어떤 이의 사후 세계에 타인이 등장할 수는 있지만 그 타인은 그 사람이 만들어 낸 이미지가 된다. 물론 이러한 사후 세계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 연결되어 일시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가정해도 문제는 없다. 현실에만 영향을 안 주면 되니까.
심판론을 괴롭혔던 아기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그냥 아기의 사후 세계는 매우 평온한 세계라고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멋진 해결책도 있다. 바로 환생이다. 자신의 사후 세계에서 지내다가 가끔 현실 세계에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난다고 해도, 기억만 잃는다고 하면 문제는 되지 않는다. 물론 죽어서 다시 사후 세계에 가게 되면 잃었던 기억은 되찾는다. 아기가 죽는다면 단지 자신의 사후 세계가 별로 덧칠되지 않은 것일 뿐 별다른 문제는 없다.
게다가 환생은 영원한 심판이라는 무게를 줄여 준다. 사후 세계에서의 기간이 매우 길더라도 환생을 통해 수정할 기회가 있다면 그렇게 까지 잔인하게 여겨지지는 않는다.
물론 이러한 사후 세계가 제목으로 내건 과학자의 사후 세계와 어울리지는 않는다. 나 역시 그러한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기는 힘들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렇게 멋진 사후 세계를 두고 굳이 끔찍한 심판론의 사후 세계를 믿을 이유가 있는지를 되묻고 싶어서다.
다음 번 글에서는 이러한 아름다운 사후 세계도 믿기 힘들어 질 때, 마음에 약간이나마 위안을 줄 수 있는 좀 더 과학자 다운 사후 세계의 모델을 소개해 볼까 한다.




최근 덧글